수학여행이후 처음간 문무대왕릉.

한적한 바다의 봄바람을 생각하고 찾아간 곳은 수많은 관광버스로 진입로부터가 막혔다. 그저 연휴라 이런가 싶었다. 아무도 가까이 가지않는 원자력 공사장 근처에 주차를 하고 해송숲을 지나 바닷가에 가서 놀라고 말았다. 전국에서 모인 불자들 돗자리 위에서 줄 맞추어 박자 맞추어 절하고 .. 향냄새 음식냄새.. 북소리 징소리 목탁소리 기도소리 차려둔 상들과 뭔가를 끓이는 솥들의 김.. 그사이를 뛰어노는 엄마아빠 따라온 어린아이들.. 텐트와 천막까지.. 걸을 틈이 없어 솔방울만 몇개 줍고 돌아나왔다. 경건한 그 인파를 썬구리낀 관광객이 터벅터벅 돌아다니기도 참 뭤했다. 그 소란함속의 질서는 정말 대단했다.

골굴사에 가서 보살님(회색바지를 입은 할매들을 이렇게들 부른다. 엄마따라 절에 많이 가본 내공)에게 듣고 대보름에 하는 일이라는것을 알았다. 문무대왕릉에 새해 해맞이만큼이나 많이들 찾아온다고 한다.  텐트는 달까지 맞이하는 사람들이 준비한것인가. 골굴사의 조용하면서도 긴장감이 넘치는 산세를 구경하고 뭔가 내공있어 보이는 하얀 개한마리를 쓰다듬고 (이 개에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쓴다.) 숙소에 돌아오니..

갈라쇼 찾으려고 채널 돌리다가 칠레 지진의 여파로 일본에 최대 3미터까지 해일주의보가 전 해안에 내린거다. 방송보니 신속하게 다들 정리하고 대피한다. (뭔가 대단한걸!) 아아 저 해일이 방향 잘못틀어 동해바다로 오면 어떻하나. 대보름의 불자들 다 쓸려가면..아아 안돼.. 누군가가 문무대왕이 막아줄거란다 -_- 그 바닷가가 진지하게 걱정되기 시작했던나.. 나중에 일본 기상대의 과잉 경보로 공개 사과까지 했단다.

맛집 탐방을 하고 숙소에 돌아오는 길에 세상에서 제일 예쁜달 을 보았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차분해지고 얼음이 녹는구나. 바다까지 찾아가지 않아도 찾아오는 달. 두둥실 향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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