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목욕탕 탐사를 취미삼아 볼까나.
더운여름에 지나다 휴가 표시가 기억나던 곳.

카드안되지 싶어 동전을 챙겨 방문했다.
5시반부터 저녁7시까지 한다지만 늦은오후 나를 빼고는 모두 이곳에서 일하는 분들이다.
옷장위로 정기회원들의 목욕바구니가 가지런하다. 드라이 사용 200원. 종교단체 계열사로 알고있는 브랜드의 ㅅㅁㅁ간장을 가지런히 진열해두었고 냉장고에 음료도 종류별로 다양한 것으로 보아 새벽부터 오전엔 손님이 꽤 있나보다.

원래 있던 타일과 보수된 타일과 마감이 제각각인 탕과 바닥.
현대미술 작품같아.

온탕도 냉탕도 찰랑찰랑 물이 넘치지 못하고 시큰둥 고여있다.
외로운 사우나실은 문꼭닫고 혼자 열을 뿜느라
이한몸 들어가 이십초도 버티지 못하고 탈출

몸도 씻고 얼굴에 팩도 좀 하고 머리에도 팩도 좀 하며 샘플소진. 한적하고 차분하다.

식은 온탕과 심심한 냉탕의 온도차이는 얼마나 될까. 세신사의 속옷 무늬는 왜그리 자극적인걸까.

슬슬 퇴근 준비로 욕탕 청소채비를 하시는 아주머니들을 남겨두고 탕 밖으로 나온다.
제공되는 수건에서 살짝 휘발유냄새가 느껴지기도 한다.

아주머니들께 차마 하지못한 말.
하수구 근처에서 지린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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