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이 다른일로 쓰시던 모래와 플라스틱 통에 담겨서,
택시를 타고
배고프고 기운없이 실려왔어요.

새로살게된 집에 도착한 밤,
처음보는 아저씨가 있었어요.

나를 데려온 집사-_-는 후다닥 나가서 사료와 캔을 사왔어요. (모래도 사왔어야 한단 말이다. 모래!!)

많은 책들과 책상이 있는 방에 갇혔지요.
음식과 물을 허겁지겁 먹고, 책상밑에 숨었어요.
플라스틱통의 모래는 몇번 사용하니 무척 찝찝했습니다.

낯설고, 무섭고, 화장실은 불편하고
창문 넘어 베란다로도 나갔다가 잡혀왔어요.
저를 들여다보려고 미닫이문이 열리면, 나가려 애써보았지만 소용없었어요.
책상위로 책장으로 오르락 내리락 헤메였어요.

힘든 밤,
어디서도 편히 쉬지 못하고, 편히 볼일 보지 못하고
밤새 울었고, 여기저기 흔적을,
네, 흔적을, 남겼습니다.

저도, 주인도 한잠도 못잤고,
아저씨는 밤중에 자전거를 타러 나갔다가 새벽에 왔어요.

계속 울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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